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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과 내신

온라인 개학, 고3 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

by 게으른 권선생 2020. 4. 11.

사실 온라인 개학으로 가장 고통받는 자는 현재 고3 학생들일 것이다. 

아이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어떻게든 방안을 내놔야 하는 교육당국보다, 열악한 상황에서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 일선 교사들보다도, 고3 아이들이 맞닥뜨린 모니터 안의 낯선 환경은 불신과 실망 투성이었다. 

EBS 강의를 그대로 올려놓은 컨텐츠가 다소 성의없어 보였던 걸까?

아니면 학교 출석 수업이었다면 매번 자율학습 시간이었던, 창의적 재량 과목까지도 출석에 신경 쓰며 모니터 앞을 지켜야 하는 얄짤없는 운영방식에 대한 불만일까?

고3 아이들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고3 아이들의 온라인개학에 대한 생생한 후기이다.(출처:수만휘카페)

 

 

 

- 수업방식별로 본 만족도

 

학교별 각 과목마다 재량에 맞게 온라인 수업의 형식도 천차만별이었다.

기존 EBS 강의를 업로드한 방식이 가장 많았다. 물론 수능이 EBS 수능특강, 수능완성과 연계되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시를 대비하고 있는 학생들이 현저히 많은 현장에서는 '우리 학교 선생님'과의 수업이 더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미흡한 학내 시설, 대본없이 카메라 앞에 서야 되는 선생님들이 느끼는 생경함 등으로 쌍방향으로 진행되는 수업방식의 비율이 가장 낮았고, 대부분 학교에서 쌍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은 출석 체크뿐이었다.

심지어 과제만 제출하고 수업을 마무리하는 학교도 있었다. 

위의 방법에 대한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반면, 미리 녹화된 수업을 업로드하고 동시에 줌(zoom) 프로그램으로 문답하는 형태의 수업은 현장 수업보다 오히려 만족도가 높았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어떤 수업 방식이 가장 '올바른' 것인지 지금 상황에서는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 '몰입도'인만큼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학습목표를 설정하여 학생들 스스로가 필요한 수업으로 느끼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 수업방식?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사실 진학을 앞둔 고3과 중3 학생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올바른 수업 방식 선정보다 수업 공백이 가져다 준 공포심을 없애주는 것이다.

지금 아이들이 갖는 공포심은 학교를 가지 못해 진학에 대한 필요한 정보를 제때 얻지 못하고 내신 성적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진학 관련 자료도 틈틈이 업데이트하고, 진학 상담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능동적으로 응대할 창구를 학교 측에서 마련해야 한다. 

 

이제 다음 16일이면 중고등 2, 3학년들과 초등 고학년들도 일제히 온라인 개학을 맞이하게 된다. 

먼저 개학한 3학년들의 수업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정리해야 대규모 혼란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오늘 고3 학생들과 이틀간의 온라인 수업에 대해 평가하면서 그들의 귀한 1시간을 써버렸다.  

새삼스럽게 우리 교육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 입맛이 쓰다. 

이들이 지금 코로나 19라는 객관적인 상황때문에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지만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한다 하더라도 크게 달라진 것이 있을까? 중요과목이 아닌 기타 과목 시간이면 으레 국영수 과목 책을 당당히 꺼내서 자기 학습을 하고, 늦게까지 공부했다는 핑계로 수업시간에도 자버리는 모습... 

사실 지금의 온라인 개학을 낳은 것은 코로나 19라는 괴물이 아니라, 뜨거운 감자 취급당하며 매번 다른 정치적 사안의 뒤안길에 묻혀버렸던 대학 진학 중심의 교육방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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